낙서2007. 4. 11. 15:21

동백아가씨 Lady Camellia  박정숙 / 한국 / 2006 / 78분 / DV / 다큐멘터리 

 

 

  충주에서 7회째를 맞은 작은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상영된 '동백아가씨'를 보았다

  영화를 보기전까지는,
  작은영화제는 그냥 다큐멘다리.
  활동성있는 여성운동가들의 조용한 외침의 또다른 모습.
  아름다운 여성의 삶을 재조명하는 영화들.
  그 정도가 단순히 내가 생각하고 있던 모습이었다.
 
  작년부터 단편영화로써 각종 국내,국제영화제에 상영되고있는 동백아가씨에 대해서는
  매스컴을 통해 얄팍하게 그 제목정도는 알고있었다
  물론, 영화도 감상하지 않고 평가한 나의 생각은...
  '다큐멘터리도 영화다' 또는 '단편영화찍고 돈 좀 벌었겠다' 하는 부끄러운 생각들.

  영화동아리 '따로 또 같이'의 소개로 동백아가씨의 관람은 이러한 나의 생각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동백아가씨는 78살의 명랑하고 재치 있는 할머니의 지난 한 삶을 여성감독의 시점에서 풀어가고 있다.
  영화속 할머니는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구성지고 서글픈 음조로 노래한다.
  사회의 작은 배려와 관심이 있었으면 평범한 어머니로 살아가셨을 할머니의 삶.
  팔다리가 없고 광대뼈가 흘러내린 듯한 할머니의 겉모습과 달리 영화속에서 보여진 할머니의 일상은 에너지가 넘친다.
  한시간 남짓의 한편의 영화상영으로 무지한 나의 사고방식에 한없이 부끄러움을 느낀다.

  아래는 같이 영화를 관람한 한분이 '동백아가씨'를 보고 동호회게시판에 적은 감상문이다.

 

 

 

  저녁에 다른 일정이 잡혀있었던 나는 잠시 갈등할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와중 인경누나를 사칭한 영란이의 메세지가,


  나를 작은 영화제로 발길을 묶어주었다..

 

  처음 들어가보는 문예회관 내부.
  소박하지만 정성들여 만들어 붙인 포스터 와 글귀들이 예술공간의

  입구임을 알려주었고 몇안되는 방청객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조심스레  상영실 문을 연 나는 깜짝 놀랐다..
  기대 이상의 많은 청소년과 일반인들이 관객석을 꽉 메우고 있었던

  것이다..
  오우 ~ 대단한걸!^^

 

  2박3일동안의 모든 프로그램이 지나고 폐막작으로 상영된

  "동백 아가씨"
  그동안 전혀 알지 못했던 "소록도"에 대한 역사와 그안에서 한평생

  희생당한 78세된 한센인 할머니의 애틋한 일대기를 통해 일본의

  식민지 정책에 대한 비판과 아울러, 성의있고 관심있게 대처하지

  못하는 한국정부에 대한 원망을 함께 보여주는 영화였다.

 

  비참하고, 힘들게 살아온 한많은 할머니의 역사를 증명이라도 하듯,
  한센병(문둥병)과 강제노역으로 인해생긴 

  고질적인 신경통, 영양실조 등이 어우러진 합병증으로 양발이 잘리고

  양손가락이 없어지고 입주변이 녹아 흘러, 흉한 얼굴을 지니신 할머니.

 

  하지만 이러한 외모를 무색하게라도 하려는듯 양귀에  예쁜 귀걸이를

  하고 계셨던 할머니의 모습은 많은 생각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는데..

 

  많은것을 소유하고 있는 현대의 이기적인 사회에서 끝없는   인간의

  욕망을 갈구하는 일반인과 달리, 

  소외된 한쪽 작은섬에서 작은 귀걸이 하나로 자신의 욕망을  만족하며

  지나간 시대 에 대한 작은 보상을 요구 받고자 하는 할머니의 모습은

  보상이라기보다는 아직까지 곳곳에 숨어있는 일제의 잔상과 사회적  현실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리라...

 

  지금까지 음주가무와 함께 아무렇게나 불러왔고 들어왔던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민족의 한을 표출하고 왜색이 짙다는 이유로 금지곡으로 되어 왔던 이유가 이 다큐영화 하나로 친근하고,

  애절하게 마음속 깊이  전해졌다.

 

  영화가 끝나고 예정되었던 박정숙 감독 과의 대화의 시간.


  이곳에 올때만해도 감독과의 시간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없었지만

  영화가 끝난후 부득이 참석하지 못했다는 감독님의 소식을 알릴때는

  못내 아쉬움에  여운을 남겼다.

 

  영화에 대해 무지하고 큰관심없던 내게,

  주변의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꼭 다시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질수 있도록 깊은 인상을 심어주신 영화동아리 "따로 또 같이"

  회원님들과 추진위원으로 고생하신 유효숙, 이인경, 김종수 회원님께
  진심으로 고생했다는 말씀과 함께 다음에 또 꼭 불러달라는

  당부를 드리고 싶다.

 

  탄지 회원님들 다음엔 한분도 빠지지 마시고 함께 하세요...

 

 

 

 

 

 

 

 

 

 

   아랫글은 위 감상문에 대한 영화동아리'따로 또 같이'회원님의 답변글이다 .

 

 

 

  올해로 7번째 영화제를 올리면서 이처럼 감동적인 감상문은 처음입니다.

  '늘 왜 이런일을 벌일까? 결코 쉽지 않은 일을...' 망설이며 망설이며.. 주저하기를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이렇게 멋진 관객분들의 기대를 결코 외면할수 없었기에 지금까지 어렵게 이어오고 있습니다.

  영화 한편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세상을 바꿀까요?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조금씩 조금씩 움직이는 힘이 있습니다, 그 움직임들이 결국은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겠지요.

  수입도 없고 고생만 하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제를 계속해서 올리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거든요.

  좀 더 따뜻하고 살기 좋은 세상만들기에 한걸음이라도 동참하고자 하는....그런 기회를 내 고장 충주에 정착시키고 싶은 

  작은 욕심.   

       .

       .

       .

 

 

  영화를 안 보았더라도 위의 감상문과 답변글로써 그 감성이 그대로 전해져오는듯하다

 


                                                      

 

Posted by 행키스